이슬람과 배교

916호 – 이슬람과 배교

19세기 프랑스의 저술가 에드몽 드 공쿠르(Edmond de Goncourt)는 만약 신이 있다면, 무신론은 종교보다 더 신에게 모욕적인 것임에 틀림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공쿠르의 이 말은 이슬람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말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20대 한 남성은 트위터(Twitter) 계정에 자신이 무신론자라고 고백한 죄로 지난 2016년 2월 10년 징역과 엄청난 벌금 그리고 2,000대의 채찍형을 받았다. 그런데 이것은 오히려 다행인 경우이다. 지난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는 무신론과 테러를 동일한 수준의 범죄로 규정한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그 다음해인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 법정은 인터넷에 이슬람 경전을 찢는 동영상을 올린 한 젊은 남성에게 사형을 내렸다.

국제 인도주의와 윤리 협회(the International Humanist and Ethical Union)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배교(apostasy)를 범죄로 규정한 세계 19개 국가 중 하나이다. 배교란 한 종교에서 다른 종교 또는 무종교로 바꾸는 행위를 일컫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한 배교자를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12개 나라 중 하나이다. 이 12개 국가 중 2개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모두 중동과 아프리카에 있는 국가들이다. 실제로 이들 국가에서 배교에 의한 사형은 거의 집행되지 않지만 배교자가 감옥에 가거나 고문을 받는 것은 흔한 일이다.

배교를 범죄로 규정하지 않는 나라일지라도 일부 국가에서 배교는 단속의 범주에 들어가는 종교적 일탈 행위이다. 중동의 오만, 쿠웨이트, 요르단의 이슬람 법정은 배교자의 결혼을 무효화하거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다. 파키스탄에서 이슬람을 떠난 부부는 자녀의 양육권을 잃을 수 있다. 배교에 대한 법률이 없는 국가에서 신성모독법(blasphemy laws)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집트의 21세 학생 카림 아쉬라프 무함마드 알반나(Karim Ashraf Muhammad al-Banna)는 자신의 무신론을 페이스북에 공개하여 2015년 3년 징역형을 받았다. 이집트에서 무신론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 학생에게 종교를 모독했다는 혐의가 적용되었다.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은 악명이 높다. 지난 2010년 파키스탄 기독교인 여성 아시아 비비(Aisa Bibi)는 무슬림 여성들로부터 이슬람의 무함마드(Muhammad) 선지자를 모독했다는 모함을 받아 사형 선고를 받았다. 그리고 이 여성을 옹호하던 파키스탄의 푼잡(Punjab) 주(州) 살만 타시르(Salman Taseer, 사진 참조) 주지사는 2011년 자신의 경호원으로부터 살해 당했다.

이러한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이 배교자에 대해 호전적인 것은 아니다. 이슬람 세계에서 종교적 의심은 큰 위험을 동반하지만, 무신론에 대한 호기심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에 의하면, ‘무신론’에 대한 용어에 관심이 가장 많은 7개 나라는 모두 중동 국가들이라고 한다. 2012년 WIN/Gallup International에 의해 실시된 여론 조사에 의하면, 브라질 주민들은 아프가니스탄 주민들보다 더 종교적이며, 아르메니아 주민들도 이라크 주민들보다 더 종교에 열성적이라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신론자 비율이 미국의 무신론자 비율과 거의 비슷하다는 사실이다.

(출처: The Economist 2016년 3월 26일, 한국선교연구원(krim.org) ‘파발마 2.0’ 201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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