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선교의 현재, 미래의 바람직한 방향

전호진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총무

금년에도 한국선교정보센터가 많은 수고 끝에 한국교회 선교를 숫자로 종합화하는 작업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는 바이다. 한국선교사 통계는 일찍이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선교학 교수님이신 말린 넬슨 박사께서 시작한 것을 몇 년 전부터 본 정보센터가 이어받아서 해마다 발전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21세기 세계선교의 주도국으로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또한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은 강하지만 아직도 미성숙한 분야가 많은데, 그중의 하나는 교회와 선교의 역량을 수치화하고 분석하는 데는 뒤떨어졌다는 것을 솔직히 시인해야 할 것이다. 과거 한국교회 성장의 분석도 일찍이 외국인 학자나 선교사들이 하였지 한국교회가 하지 못하였고 선교사 통계도 마찬가지였다. 금번 한국선교정보센터가 종합하고 분석한 한국선교사의 통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교훈이 적지 않다고 본다.

현재 한국교회와 선교의 위기를 말하는 자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또한 선교지의 상황에 대처하여 선교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음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매년마다 선교사의 파송이 적어도 500명 이상으로 중가하고 있으며, 선교지와 선교사역의 범위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으며, 세계의 정치질서는 바야흐로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고하고 소수민족주의와 종교가 새로운 이데올로기로 대치되는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선교가 미전도 종족 선교라는 세계선교의 흐름과 호흡을 같이 한다는 것도 큰 발전이라고 자부한다. 금년도 학생 선교회들이 중심이 된 대학생 선교대회인 ’94 선교한국의 주제와 참여한 대학생들의 선교 열기는 이것을 잘 반영한다.

이제 한국교회는 고도성장의 시대는 사라지고 안정과 성숙의 단계로 들어가야 할 단계이다. 선교도 영적인 활력과 성장을 발판으로 하여 더욱 힘차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전진을 위하여는 현재를 고찰하고 나아갈 방향을 분명하게 설정해야 할 것이다.

1. 한국교회의 과거와 현재

먼저 한국교회의 지금까지의 선교는 다음과 같이 대략 종합할 수 있다.

첫째로, 한국교회는 부흥운동으로 인하여 해외선교가 시작되었다. 초기 미국선교사들은 한국에서 진정한 회개와 영적 중생이 가능할 지 회의를 가졌지만, 부흥운동으로 인하여 참 크리스천의 모습을 보여 주었거니와 교회의 영적 생명을 가졌는데, 이것은 곧 선교로 나타났다. 이 점에서 한국교회도 영적 부흥의 결과로 선교를 시작한 서구의 개신교와 동일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물론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해외선교를 시작할 때는 1905년의 부흥운동과 같은 부흥은 없었지만 한국교회가 양적으로 가장 성장하는 때였다. 이 점에서 선교란 영적 부흥과 양적 부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둘째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초기에는 교파 선교로 시작하였고 아직은 교파 선교가 수적으로 단연 우세하다. 그러나 초교파 선교가 날로 강화되고 어떤 점에서는 더 발전하고 있다. 이것은 초교파 선교회가 더 발전하고 또 더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미국교회와는 양상이 다르다. 교파선교는 초기에는 개교회적으로 전개되어 통일점과 구심점이 없이 한 교단 내에서 혼란이 있었으나 지금은 점차로 교단이 모든 것을 지도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 교단선교부는 초기에는 인기 없는 부서였으나 지금은 어느 교단을 막론하고 중요한 부서로 등장하여 선교가 원리대로 되지 못하고 정치화하는 문제도 따른다.

셋째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대체로 해외교포 교회의 목회로 시작하였으나 점차적으로 타문화권 선교로 발전하였다. 이로 인하여 선교의 개념과 정책에 혼선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며 일부 선교지에서는 타문화권 선교사와 교포 교회의 목회자 간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양자는 대립과 갈등의 관계가 아닌 상호협력과 보완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 서구선교도 초기에는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선교가 시작되었고 이것을 발판으로 하여 선교가 확장되었다. .

넷째로, 한국교회는 70년대와 80년대에 본격적으로 선교를 시작할 때 교단이 먼저 주도적으로 선교를 한 것이 아니라 개인이나 선교회가 주도하였는데 이러한 현상이 아직도 부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서구에서도 선교운동은 초교파적 성격을 띄고 전개되었는데 한국교회도 이러한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20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한 초교파 선교회는 얼마 되지 않지만 너무나 많은 선교회가 등장하여 한국교회에 선교회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를 낼 수 없을 정도이다. 이로 인하여 교회와 선교회 간에는 긴장과 약간의 갈등이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일부 초교파 선교회, 특히 학생 선교회는 교회관으로 인하여 제도권의 교회로부터 의심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지양되어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다섯째로, 한국교회는 선교운동으로 연합운동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서구교회도 선교가 교회연합을 초래하였지만 이것을 한국에도 동일한 현상으로 나타난다. 70년대 초기까지만 하여도 교단은 신앙고백과 교리 면에서 서로 연합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으나 선교운동과 국내의 전도운동은 이러한 장벽을 서서히 제거하는 데 공헌하였다. 특히 미국 복음주의 선교신학과 교회성장학이 한국교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논하는 자들이 있으나 선교와 교회 성장에 신학적 콘센서스를 제공하는 장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최근 러시아, 중국, 북한선교 등을 위하여 연합전선을 모색하는 것과 선교훈련을 공동으로 하게 된 것은 연합운동의 중요한 발전이라고 본다.

여섯째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전문적인 선교사 파송의 선교에서 평신도 선교와 자비량 선교가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이것은 평신도의 위치와 비중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성직주의(clericalism)를 위협하는 것 같으나 불가피한 현상이며, 또한 초대교회의 성장은 롤란드 알렌이 지적한 바와 같이 평신도의 자발적인 전도와 봉사에 의한 것이다. 특히 최근 여성 선교사의 숫자도 점점 증가되어 간다.

일곱째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한국의 경제적 정치적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선교역사에서 선교는 주로 문명이 앞선 나라가 후진의 나라에 주는 것이다. 초대교회 유대에서 로마로 복음이 전하여진 것은 이러한 것과는 정반대가 되지만, 이것은 드문 예외이다. 특히 한국의 올림픽은 선교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과거 서구선교는 식민지와 선교가 함께 하였다는 점에 있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지만 현재 한국교회의 선교도 국가의 경제 성장과 정치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음을 시인해야 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선교사들은 경제력을 은근히 과시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교회는 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도록 기도해야 하고 경제발전을 위한 영적 기초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다.

2. 한국선교 미래의 방향

21세기에는 한국교회가 세계선교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러나 현재의 선교활동에 자족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것이 많다. 선교의 도전은 다른 비기독교 종교들의 상황화와 선교의 강화 등은 기독교 선교에 심각한 도전이 된다. 아시아는 종교적으로는 다원화 사회이며 다원화 사회는 단일사상이나 종교가 지배하는 사회보다는 더 포용적이라고 리차드 니버는 주장한 적이 있는데,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시아의 많은 나라는 종교와 이데올로기에서는 비타협적, 비관용적인 자세를 견지하여 외부로부터의 종교나 이데올로기의 유입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점에서 회교권이나 일부 공산국가의 선교는 아직도 창의적 접근이 요구된다. 현재 한국교회는 선교정책과 신학의 부재 및 돈 선교를 하며 선교가 경쟁적으로 되어 간다는 비판도 듣는다. 이제 한국교회는 성경적이면서도 동시에 선교지에 유익한 한국적 선교전략의 개발이 요청된다. 한국교회 선교의 바람직한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로, 한국교회는 선교지가 대부분 가난하지만 자립원리를 융통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 하나님의 교회는 하나님이 하신다는 완전교회(occlesia completa)의 신앙을 가져야 한다. 아시아의 대부분의 교회의 선교역사는 우리보다 오래되었다. 다만 서구선교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기 때문에 많은 교회는 자립의지가 결여된 것이 심각한 문제이다.

둘째로, 선교는 교회 대 교회, 혹은 선교회 대 교회나 선교회의 파트너쉽을 형성하고 기존교회의 강화를 선교의 목표로 하면서, 선교지의 복음화는 궁극적으로 원주민 지도자에 의존해야 한다. 선교는 조력자이다. 따라서 교회는 흥하고 선교는 쇠하여야 한다는 사상과 자세로 선교에 임해야 한다.

셋째로, 선교를 위한 경제적 지원이나 물질 제공(공식적인 활동이나 사업)은 공식적인 기구를 통하여 한다. 현재 선교비 후원으로 야기되는 모든 문제는 선교비를 공식 루트를 경유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선교비로 인한 외환법 위반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

넷째로, 선교는 궁극적으로 원주민에 의한 원주민 교회의 설립과 성장임으로 지도자 양성을 위한 선교에 주력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고급인력의 선교사가 절실히 요망되며, 선교지의 지도자 양성을 위한 하나의 종합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지도자 양성을 위하여는 한국에 초청, 훈련시키는 방법과 중간 지도자 양성을 위하여는 방학 기간을 이용하여 신학교의 교수들이 가서 강의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한다.

다섯째로, 한국교회는 “창의적 접근지역”의 선교를 위하여 봉사와 개발의 평신도 선교를 계속 강화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 선교운동이 ‘”성직주의”에 도전이 되는 것처럼 보이나, 선교를 해야 할 곳은 회교권 등 종교다원주의를 허용하지 않는 전제주의 사회이다. 따라서 개발과 봉사를 통한 선교가 불가피하며 이것은 부득이 평신도의 선교를 필요한다. 최근에는 비거주 선교(non-residential mission)도 이미 시도되며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섯째로, 한국교회는 선교지에서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경쟁과 갈등을 지양하고 최대한 협력해야 한다. 필리핀에서 장로교신학교는 한국장로교 선교의 협력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으며, 최근 모스크바에서 일부 장로교 선교가 공동으로 신학교를 운영하도록 결정한 것은 바람직한 협력이다.

일곱째로, 현재 한국교회는 개교회 단위로서 선교회를 조직, 대규모로 선교를 하는 일이 많은데, 이것이 물론 잘못된 것은 없다. 그러나 개교회 단독선교의 근본적인 원인은 일부 교단 선교가 정치화되었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 이것은 선교훈련과 정책의 임원회 등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한다. 한 선교지에서 같은 교단 출신의 선교사들이 다른 선교 프로젝트에 의하여 달리 선교를 하며 경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단 선교는 개교회 선교를 흡수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여덟째로, 한국교회의 선교는 선교의 대상 지역을 좀 더 구체화하여야 한다. 즉 국가 단위의 선교지 개념에서 인종 단위의 선교, 즉 미전도 종족 전도로 방향 전환이 요구되며, 미전도 종족 선교운동은 일부 초교파 선교운동에 국한되어서는 아니된다.

아홉째로, 한국교회 해외선교의 위기는 선교이론이나 전략의 문제도 있지만 궁극적인 위기는 사람의 위기이다. 따라서 적절한 사람(right person)을 적절한 장소(right place)에 보내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임명제도 고려되어야 한다(행 13:1-3). 여기에는 교회와 초교파 선교회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 특히 초교파 선교회는 개교회의 인정과 검증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을 선발, 파송하는 행위는 지양되어야 한다.

<한국선교핸드북 1994> 다른 글 보기

  1. 한국교회 선교의 현재, 미래의 바람직한 방향 (전호진)
  2. 급변하는 세계 속에서의 선교방향 (이태웅)
  3. 한국 선교사 현황 보고 (문상철)
  4. 일러두기 (한국선교연구센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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