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한국 선교의 과제

문상철(한국선교연구원/kriM 원장)

한국 선교 운동은 이제 넓은 대로를 달리고 있다. 골목길을 지날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크게 움직이고 있다. 넓은 대로를 달릴 때 마주치는 상대가 많고,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규칙이 더 복잡하고, 의식해야 할 것들이 많다. 움직임의 규모가 큰 만큼 더 많은 책임이 따르고, 더 크고 복잡한 일들이 일어난다. 골목길을 달릴 때의 의식 수준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과제들이 한국 선교 운동에 부딪혀 온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은 1979년 나일선 박사(Dr. Marlin Nelson)가 처음 시작한 한국 선교 현황에 대한 조사를 1990년부터 승계해서 매 2년마다 종합적인 조사를 해왔다. 2000년 말을 기준으로 새롭게 진행한 이번의 조사에서는 선교사들의 숫자와 사역 현황에 대한 일반적인 설문 외에도, 정보기술(IT) 관련 투자, 선교비, 선교사 보호(member care), 타 단체 특히 외국 단체와의 협력 등 글로벌 시대의 중요한 관심 사항에 대해서도 설문 조사를 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 선교 운동의 일반적인 변화 추이와 함께 글로벌 시대의 선교의 과제에 대해서 분석 정리하려는 시도를 했다.

I. 한국 선교의 계속적인 성장

1. 한국 선교사의 증가

2000년 말 현재 한국 교회는 8,103명의 선교사들을 136개의 선교회들을 통해서 162개국에 보내어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이제 8,103명의 개신교 선교사를 국외에 파송함으로써 해외에서 사역하는 선교사(overseas missionaries)의 개념으로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선교 대국이 되었다.1타문화권 선교사(crosscultural missionaries)의 개념으로는 인도가 한국보다 숫자가 많으나, 인도 선교사들은 대부분 자국내의 타문화권에서 사역하기 때문에 해외 선교사(overseas missionaries)의 개념으로는 한국이 인도보다 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 Patrick Johnstone 은 2001년 9월경에 출판 예정인 Operation World의 원고에서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한국 선교 현황에 대한 넬슨의 첫 조사는 1979년에 93명의 한국 선교사가 있다고 보고했는데, 그가 마지막으로 이 조사를 지휘한 1989년에 그 숫자는 1,178명으로 증가했다. 그가 조사한 십년 동안 한국 선교사의 숫자는 1,266.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990년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이 연구 프로젝트를 승계한 후 첫 조사를 했을 때 한국 선교사의 숫자는 1,645명이었으며, 2000년 말을 기준으로 한 최신 선교사 숫자는 8,103명으로 파악된다. ‘90년대의 전체적인 성장률은 492.6%여서 전체적으로 ‘80년대의 성장 속도에 훨씬 못 미치지만, 한국 선교는 여전히 세계 어느 나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8,103명이라는 숫자는 선교회에 소속된 사람들만을 포함하였기 때문에 개교회에 의해 파송된 소위 독립 선교사들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 2 년 미만의 기간 동안 선교 사역에 헌신한 단기 사역자들과 미국 등에 이민하여 한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들 또한 포함하지 않았다. 따라서 8,103명이라는 숫자는 보수적인 숫자이다.2독립 선교사 등 선교 사역을 목적으로 하는 사역자들을 다 포함할 경우 이 숫자는 9,000명이 넘을 것이다. 8,103명이라는 숫자는 국제적인 관례에 따라 부부를 2명의 선교사로 계산하였으며, 선교사 자녀들의 경우 성인이더라도 별도로 파송 받기 전에는 계수하지 않았다. 이 숫자에는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한인 목회를 하는 사역자들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고정된 급여가 보장된 선교회 직원들도 포함되지 않았다. 선교회의 정회원으로 장기적으로 선교에 헌신했고 후원금에 의해 생활하는 본부 사역자들은 포함하였다. 선교사들 가운데 두 개의 선교회에 이중으로 소속된 선교사들은 410명, 세 개의 선교회에 소속된 선교사는 14명이며, 네 군데 단체에 소속된 선교사는 2명인데, 이 보고서의 전체 선교사 숫자는 이러한 중복 숫자들을 제외하였다.

1997년 말의 외환 위기와 함께 시작된 국내의 경제적인 역경으로 인해 한국 선교 운동이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의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한국 선교 운동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1990년부터 2년 단위로 성장률을 추적해보면, 첫 2년은 56.6%(‘90-‘92)의 성장률을 기록해서 이례적이었지만, 그 후의 성장률은 27.0%(‘92-‘94), 34.5%(‘94-‘96), 35.1%(‘96-‘98) 등으로 점점 더 가속화되다가 1998년에서 2000년 사이에는 36.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경제의 불안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국 선교 운동의 성장세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외환 위기 전보다도 오히려 높은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3이 말은 전반적인 현상에 대한 것이고, 세부적으로는 경제 위축으로 인해 한국 선교 운동의 장기적인 성숙을 위한 투자가 되지 않는 등 많은 제약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경제적인 어려움에 불구하고 선교사의 숫자는 오히려 과거보다 더 높은 비율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 복음주의선교단체협의회(EFMA)의 대표인 Paul McKaughan은 미국 선교 역사에서도 경제적인 사정이 선교 사역을 위축한 적은 없었다고 했다. 선교사 숫자의 현재 연간 증가률 17.7%는 해마다 한국에서 1,000명 이상의 새로운 선교사들이 파송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이 사실은 한국이 서구 선교의 약화에 따른 전세계 선교 인력의 공백을 메우는 가장 두드러진 대체 세력임을 말해 준다.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 87.3%인 7,072명은 기혼자이며, 12.7%인 1,031명은 미혼자이다. 미혼 선교사들의 비율은 ‘94년 20.0%, ‘96년 16.0%, ‘98년 15.0% 등이어서 점차적으로 그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미혼 선교사 비율의 감소와 기혼 선교사 비율의 증가 추이는 일반적으로 신학 공부를 한 선교사들이 대부분인 교단 선교부의 활성화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기혼자들이 다수인 대형 초교파 선교회들의 선호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혼 선교사들이 갖고 있는 장점들이 많이 있고, 미혼자들만이 할 수 있는 사역들이 있지만, 중도탈락률의 관점에서 보면 기혼자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선교사 중도탈락률이 미혼 선교사들의 경우에 기혼자들보다 훨씬 더 높기 때문이다.41994년에 시행된 선교사 중도 탈락에 대한 조사에서 미혼 선교사들은 전체 선교사들의 20.0%인 반면, 그 탈락률은 전체 탈락자들의 45.9%에 달했다(문상철 1996, 28; 1998, 138-139). 가급적 젊은 시절에 타문화와 선교의 경험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미혼 선교사들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문화적 민감성과 사역적 창의성이 높은 시기를 신학 수업 등 선교를 준비하는 데 보낸 후에 30대 중반에 이르러 선교지에 가는 경향은 젊음의 역동성을 그만큼 놓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선교사들의 숫자는 그 선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보호 체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필요를 제기한다. 10명의 선교사 당 한 명의 중간 관리자 혹은 팀 리더가 필요하다고 할 경우, 이제 810명의 훈련된 선임 선교사들이 필요하며, 50명당 한 명의 지역 책임자(국별 혹은 지역별)가 필요하다고 할 경우 160명의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선교사 보호(missionary care)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선교회별로 선교사들이 밀집되어 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위의 숫자보다도 훨씬 더 많은 관리자와 전문가들이 필요할 것이다. 선교사 숫자에서의 급속한 성장은 앞으로 전문가 결핍 현상을 점점 더 실감나게 만들 것이며, 이 점은 한국 교회가 앞으로 힘을 합쳐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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