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에게 있어서 자기(Self)와의 화해

* 상담학에서는 ‘화해’하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자가 말하는 ‘자기와의 화해’는 자기(self)의 ‘일치와 통합’과 관련되어 있으며, 그 결과로서의 ‘화해’를 말하고자 한다. 하지만 대상관계이론이나 자기심리학에서의 자기의 일치와 통합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이를 뒤에서 다루고자 한다.

현대선교 17 (Current Mission Trends): “선교사 멤버케어”. 발행 : 2014년 11월 1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71-103.

유희주
저자는 한국선교연구원의 연구위원, 터닝포인트 회복상담센터의 상담사이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 대학교 기독교상담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1. 들어가는 글

한국 선교사의 수는 1979년에 집계를 시작한 이후 약 35년 동안 200배의 성장을 했다 (한국선교연구원, 2013). 선교사 숫자의 증가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였으나, 2010년대에 들어서는 증가율이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문상철(2012)은 질적 성숙(maturation)을 다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박찬일(2008)도 양적 성장의 시기에 선교사에 대한 지원과 돌봄을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 지지 않았으므로 지금이야말로 질적 성숙을 위해 선교사 멤버케어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다방면의 지원이 절실한 시기라고 말한다.

최근들어 선교사들이 선교사역을 잘 하도록 지원하고, 필요들을 채워주는 선교사 멤버케어의 의의와 중요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김경미, 2004; 이은하, 2013; 이현상, 2009; Gardner, 2009; O’ Donnell, 2002,2005).

이와 같은 시대적 흐름과 요청에 맞추어 선교사들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주로 대인관계, 가족관계, 의사소통, 탈진과 스트레스 등과 관련된 연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에 본 연구자는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선교사들의 심리내적인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보고자 한다.

하나님께 헌신한 선교사들이면 모두들 영적인 거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선교사이기 이전에 연약한 인간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생각해 볼 때 선교사들도 일반인들이 겪는 많은 심리적 문제들을 경험할 수 있다.

오히려 영적으로 강건해야하는 한다는 중압감과 주변의 기대감으로 인해 자신이나 가족의 문제를 감추거나 외면하거나 회피함으로써 죄책감이 더욱 가중되어 심각한 정신병리적 문제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 선교사가 겪을 수 있는 문제 중에서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조명해 보고자 한다.

Phill Parshall(1987)의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미국 선교사들 중의 21%의 선교사가 선교사가 된 이후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한 바 있으며, 88%의 선교사가 자주, 혹은 때때로 분노의 문제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ricksson과 Fawcett , O’Donell(2011)도 양적 연구를 통해 25% 의 선교단체 스탭이 우울, 탈진, 만성스트레스의 “위험 범위”에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Peppiatt와 Byass(1991, Hargrave 재인용)의 연구에 의하면 212명의 감리교 선교사들에게서 11%의 정신 장애의 위험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토양(새로운 환경)과 씨앗(선교사의 성격), 두개의 특성이 결합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Hargrave, 2002).

미국에서의 연구와는 달리 한국에서의 선행연구들은 주로 선교사의 대인관계나 스트레스와 탈진, 선교사 관리 등에 초점이 맞추어짐으로써 주로 겉으로 드러나는 문제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에 본 연구자는 선교사들의 정신적인 문제의 위험 요소 중에 씨앗에 해당되는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려고 한다.

Dodds 와 Dodds (1997, 재인용)는 선교사들 스스로 성경을 통해 영적인 양식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늘 발전적일 것이라는 생각에 반박하면서 많은 선교사들이 역기능 가정에서 자랐고 그리스도를 영접하기 전에 이미 심각하게 상처를 입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선교지에 온 후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본고에서는 Dodds(1997)의 주장처럼 역기능 가정에서 자라면서 결핍되었거나 상처 입은 채로 선교사역을 감당하다가 탈진하여 하나님에 대한 왜곡된 상을 가질 수 있는 연약한 인간의 본성을 지닌 선교사들의 심리내적 문제 중의 일부분인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찰해 보고, 자신과의 화해를 먼저 도모함으로써 가족과 이웃과의 관계, 궁극적으로는 하나님과의 진정한 관계의 회복을 돕고자 한다.

기독 상담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창조 목적대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다. 죄로 인해, 또는 적절하지 못한 양육 배경과 환경적 영향 등으로 인해 손상을 입은 영혼은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지 못하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지 못하게 된다.

이는 선교사를 상담하는 장면에서도 많이 목격하게 된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자신의 삶을 헌신하여 선교지에서 사역을 잘 하는 듯이 보이지만, 부부간의 갈등, 가족간의 갈등, 동료와의 갈등, 현지인들과의 갈등 뿐 아니라 심리내적인 갈등을 겪으면서 겉으로 드러내는 선교사로서의 모습과 달리 심리내적으로 경험하는 자신과의 관계가 어렵고, 하나님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사역에서 힘을 잃고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선교사들을 종종 만난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성령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덧입으면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웃과의 관계에서의 회복이 일어나며, 원래의 목적대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으로 변화된다고 생각한다. 연구자도 이 부분에 있어서 기본적으로는 동의하는 바이지만, 많은 기독교인들이 겉으로만 그리스도인의 옷을 입고 살면서 내면의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음을 임상장면에서 보게 된다.

이러한 경향은 선교사의 삶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이 극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헌신하여 선교사가 되었지만, 선교지에서의 스트레스와 해결되지 않은 내적인 문제로 인해 그들이 전하는 복음의 메시지와 다른 내면의 메시지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어린 시절 만났던 대상들을 통해 형성된 관계패턴이 자신이 만나는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많은 논문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김홍근, 2003; 박상희, 2011), 인간 관계와 세계관의 왜곡으로 인해 하나님에 대한 이미지의 왜곡과 함께 자신의 삐뚤어진 틀 속에서 하나님을 그려가고, 그런 하나님을 생각하기에 하나님과의 관계의 회복, 즉 하나님과의 화해를 방해하는 요소가 있음을 알 수 있다(김홍근, 2003; 박상희, 2011).

연구자는 하나님과의 화해를 위해 이웃과의 화해가 필요하며(마태복음 5:23),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는 논지를 가지고 신학적 및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고찰을 통해 선교사 상담의 궁극적인 목적을 향해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먼저, 신학적 관점에서 창조-타락-구속의 역사 속에서 ‘화해’의 개념을 살펴 보고, 자기 화해와 연결하여 살펴 볼 것이다. 심리학적인 관점에서는 Kohut의 자기심리학을 중심으로 파편화된 자기의 모습과 통합의 과정을 알아보고, 그것이 연구자가 생각하는 자기화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언급하려고 한다.

그리고 상담에 임하는 선교사들이 일반 내담자들과 같이 외부의 압력이나 환경적, 대인관계적 문제를 호소하고, 때로는 자신을 알고 싶고, 성장을 경험하기 위해서 오지만(이장호1이장호(1995)는 “상담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전문적 훈련을 받은 사람과의 대면관계에서, 생활과제의 해결과 사고, 행동 및 감정 측면의 인간적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이다”라고 하였다., 1995; 박성희2박성희(2001)는 “상담관계는 상담을 통해 사람의 성장과 발전의 조력하는 관계를 일컫는다”고 하였다., 2001), 많은 경우 자신의 어두운 면, 즉 ‘만나고 싶지 않은 나,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나, 보고 싶지 않은 나’를 대면하지 못해서 심리적 불안을 겪게 되는 점, 또한 선교사를 괴롭히는 외적인 요인을 상담자가 다룰 수 없는 상담의 한계를 생각해 볼 때, 선교사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 위하여‘자기와의 화해’란 주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자기와의 화해’라는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인간의 자기(self)가 왜 분리되는지에 대한 신학적 관점과 자기심리학적 관점을 살펴본 후, 자기화해의 필요성과 신학적 근거, 자기화해의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고찰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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