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독립교회와 조상숭배

현대선교 19 (Current Mission Trends): “선교운동의 지속과 재생산”. 발행 : 2016년 12월 1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171-192.

문대원
미국 고든콘웰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취득한 뒤, 보스턴 대학교에서 Dana Robert 교수의 지도 하에 동부 아프리카 부흥운동에 대한 철학 박사(Ph.D.) 논문을 작성 중이다. 현재 아프리카 부룬디의 International Leadership University에서 교회사와 세계 기독교를 가르치고 있다.

I. 서론

19세기 후반의 저명한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타일러(Edward Tylor)와 제임스 프래저(James Frazer)는 조상 숭배를 원시 종교(primitive religion)의 확정적인 표징으로 간주하였다. 이들은 종교 진화론적 관점에서 세계 종교들을 분석하며 애니미즘(animism)을 가장 단순화된 저등 종교(혹은 원시 종교)로 인식하였는데, 애니미즘 종교관의 핵심 중에 하나로 조상 숭배를 꼽았다.

하지만 식민시대의 종말과 세계화의 도래와 함께, 조상 숭배와 같은 아프리카 전통 관습에 대한 이전의 오래된 인식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게 되었다. 20세기 중반 이후로 많은 학자들은 아프리카에서 조상이 가진 사회학적, 현상학적 가치와 의미를 인정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아프리카 독립 교회(African Independent Churches 혹은 African Initiated Churches)의 현격한 부상은 조상과 관련된 아프리카인들의 전통적인 종교 관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요구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독립 교회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조상과 연관된 믿음과 행동을 그들의 아프리카 정체성의 중대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의 종교적 세계관에서 조상이 차지하고 있는 역할과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아프리카 독립 교회가 조상과 연관된 종교 의식을 어떻게 그들의 기독교 신앙 안에 포함하게 되었는지를 논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는 아프리카 전통 사회에서 조상이 가진 위치와 역할에 대해서 먼저 논의를 하고, 그 이후에 아프리카 독립 교회의 출현과 그 안에서 조상 숭배와 연관된 사회문화적 논점들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II. 아프리카의 종교적 세계관

1. 아프리카에서 조상의 위치와 역할

조상 숭배에 대해서 논하기에 앞서, 아프리카에서 조상의 위치와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민족과 언어, 문화가 공존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조상에 대한 획일화된 믿음과 행동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가 인정하는 조상에 대한 공통된 일반 개념을 도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조상에 대한 아프리카인들의 믿음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공통의 항목이 있다.

첫째 조상과 이 땅의 후손들의 혈연적 관계,
둘째 조상이 도덕적인 삶과 평안한 죽음을 통해 획득한 초자연적인 지위,
셋째 절대자와 이 땅의 후손들 사이의 중재자로서 조상의 역할,
넷째 이 땅의 후손들이 조상과의 신성한 교통을 위해 사용하는 호칭,
다섯째 생전과 생후의 조상이 나타내는 모범적인 행동 양식이 바로 다섯 가지 항목이다.1Charles Nyamiti, Christ as Our Ancestor: Christology from an African Perspective (Gweru: Mambo Press, 1984), 15–16.

아프리카의 종교적 세계관에서, 이 세상을 떠난 모든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조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떠난 이가 조상의 지위를 갖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자격 사항이 요구된다.

첫째로, 조상이 되기 위한 사람은 이 세상에서 오랫동안 장수하며, 많은 경륜과 지혜를 쌓아야 한다. 아프리카 사회에서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조기 사망(premature death)은 일종의 저주 또는 굴욕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렇게 세상을 떠난 사람은 조상의 지위를 얻을 수 없다.2Dominique Zahan, The Religion, Spirituality, and Thought of Traditional Africa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79), 49–50.

둘째로, 조상이 되기 위한 사람은 본보기가 되는 도덕적인 삶을 살고, 공동체에 좋은 역할 모델로 기억되어야 한다. 고결하고 도덕적인 인생을 살았다는 사실은 그의 가족과 후손들에 의해 조상의 미덕이 대대로 기억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3E. Thomas Lawson, Religions of Africa: Traditions in Transformation (San Francisco: Harper & Row, 1984), 63.

셋째로, 조상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에 반드시 생존자들의 공동체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죽었으나 여전히 살아있는 (the living-dead) 조상들은 이 땅의 생존자들(the living-living)과 상호 애정, 상호 의무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4Kwame Bediako, Christianity in Africa: The Renewal of a Non-Western Religion (Edinburgh: Edinburgh University Press, 1995), 94.

이것이 바로 아프리카인들이 결혼과 자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이다. 생존하는 후손들의 공동체가 기억해주지 않는 이들은 결코 조상으로 승격될 수 없기 때문이다.5John S. Mbiti, African Religions and Philosophy (New York: Praeger Publishers, 1969), 25–26.

아프리카 대부분의 전통 사회는 두 가지 유형의 조상들을 가지고 있는데, 첫째는 가족의 조상이고, 둘째는 부족의 조상이다. 전자가 어느 특정 가족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반면, 후자는 씨족과 부족 혹은 그보다 더 큰 사회를 포괄하는 조상을 의미한다.

아프리카 중부의 반투(Bantu)인들은 조상들이 사후에도 신비적인 방법으로 그들이 생존했을 당시의 사회적 지위와 성(性)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믿는다.6François Kabasélé, “Christ as Ancestor and Elder Brother,” in Faces of Jesus in Africa, ed. Robert J. Schreiter (Maryknoll: Orbis Books, 1991), 119. 예를 들어서, 생전에 여성이었던 사람은 사후에도 여성이고, 생전에 왕이었던 사람은 사후에도 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생전에 왕이나 족장이었던 자들은 사후에 부족의 조상으로 승격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습이다.

전통적으로 부족의 조상(tribal ancestor)은 그 부족의 창시자로 믿어진다. 그는 부족이 거주하는 땅을 소유하였기 때문에, 예나 지금이나 그 땅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은 그 조상을 공경하고 그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7Gift Makwasha, The Repression, Resistance, and Revival of the Ancestor Cult in the Shona Churches of Zimbabwe (Lampeter, UK: Edwin Mellen Press, 2010), 56–62. 부족의 조상은 권력의 원천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의 사당(shrine)은 개인의 집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중심에 위치하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조상의 역할은 아프리카인들의 종교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종교는 보이는 세상과 보이지 않는 세상을 창조한 절대자(Supreme Being)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8대부분의 아프리카 사회는 절대자(혹은 조물주)를 지칭하는 현지 단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시에라리온의 멘데(Mende)인들은 Ngewo라는 단어를, 나이지리아의 요루바(Yoruba)인들은 Olorun이란 단어를, 케냐의 키쿠유(Kikuyu)인들은 Murungu라는 단어를, 잠비아의 통가(Tonga)인들은 Leza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절대자를 지칭한다. Geoffrey Parrinder, African Traditional Religion (London: Hutchinson’s University Library, 1954), 34–36. 이 절대자는 너무 위대하고 초월적이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들은 그에게 직접 다가갈 수 없다고 믿는다.9케냐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음비티(John Mbiti)는 아프리카 사회에서 중재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예를 들어서, 어린 아이가 아버지에게 이야기할 때에는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어머니 혹은 손윗 형을 통해서 말해야 하고, 평민들이 왕이나 족장에게 다가갈 때에는 신하를 통해서 다가가야 한다. Mbiti, African Religions and Philosophy, 68.

아프리카인들은 다양한 영들(lesser spirits)과 중재자들(intermediaries)을 믿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조상은 절대자와 인간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중재자의 역할을 한다. 인간 세계와 영적 세계 사이에서의 그들의 존재론적인 지위로 인해서, 조상들은 두 가지 언어(인간의 언어와 영적인 언어)에 능하다고 믿어진다.10Ibid., 69.

생존자들의 공동체에서 기억되는 한, 조상은 절대자와 인간 사이의 최고의 중재자의 역할을 한다고 여겨진다. 왜냐하면 본래 인간이었던 그들은 인간들의 필요를 아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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