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교사 자녀교육의 과제

현대선교2 (Current Mission Trends). 발행 : 1992년 7월 25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21-34.

문상철

Ⅰ. 머리말

세계선교의 중심이 서구에서 ‘2/3세계’로 옮겨감에 따라 많은 영역에서 변화에 따른 대책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기존의 서구 중심 선교체제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들은 ‘2/3세계’의 독특한 문제로 대두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에 서구 선교의 과정 속에서 이미 경험한 것들도 있다.

선교사의 사역에 있어서 자녀교육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떠나는 주요한 요인으로 선교사의 관계의 문제(동역자와의 관계 및 현지인과의 관계)와 자녀교육의 문제를 지적한다.

이 가운데 관계의 문제는 선교사 훈련의 요소로서 쉽게 발견되고, 선교사 개인의 헌신으로 극복될 수 있는 것이지만, 자녀교육의 문제는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다.

그것은 부모의 헌신을 자녀에게 그대로 강요할 수 없는데다, 선교사라고 해서 부모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교사도 자녀에 대한 기대와 애착은 일반 부모와 다름어벗는 것이다.

선교사의 자녀교육은 본국 문화에서 성장한 부모가, 현지에서 자녀를 교육받게하며 그 문화에 잘 적응하면서도, 어느 시점에서는 자녀들이 본국에 돌아와 교육을 받거나 사회생활을 하려고 할 때 무난히 적응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있다.

더군다나 선교사들이 처한 상황도 다양하고, 부모의 기대나 목표도 다른 만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 않다. 이 문제는 계속적인 연구와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선교사의 자녀교육 문제에 대한 이해와 이에 기초한 기본적인 해결 방향과 역할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Ⅱ. 선교사 자녀(M.K.)에 대한 이해

선교사 자녀 (M.K.: Missionary Kids)의 교육 문제에 대해 근원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교사 자녀들이 처한 독특한 상황을 이해해야만 한다. M.K.의 성장과 환경 조건에는 혜택과 제약이 동시에 있다.

M.K.는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World Christian)으로 성장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삶의 본질적인 영역이며, 성장과 발전의 토대인 정체성(identity)의 확립에 있어서 당장 혼란과 분열을 경험한다. 따라서 M.K.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두가지 면을 동시에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1. M.K.의 가능성

문화적 유연성은 M.K.의 고유한 자질이며, 교회로서는 귀중한 자원이다.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이미 기성세대의 문화적 한계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은 다양한 문화적 경험, 다중 언어능력 등의 면에서 엄청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데, 교회로서는 이것이 다음 세대 선교를 위한 귀중한 자원임이 분명하다.1“…MKs are the greatest resource potential we have for the future of evangelical foreign missions. Let’s not lose them…” – Phlip. M. Renicks, “One Mission’s Ratinale For Sponsoring A School For MKs”, Compendium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West Brattleboro : ICMK, 1986). p. 271.
“…the MK is himself a resource, and a very major one, in God’s great purpose for the evangelization of the world…” – Carol Richardson, “The Resources of MK”, Compendium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West Brattleboro : ICMK, 1986).

문화의 이질성은 현대의 첨단 기술로도 쉽게 극복하지 못하는 문제이기 떄문에, 선교사 자녀들의 경험은 교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커다란 장점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

선교사 자녀들이 아픔을 통해 얻은 또다른 가능성은 국제화이다. 선교사들이 다양한 국적을 가진 공동체이며, 선교사 자녀들은 그 누구보다도 쉽게 국제화를 습득할 수 있는 여건 속에서 성장하는 것이다.

외교관의 자녀나 무역상사 직원의 자녀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지만, 선교사 자녀들은 훨씬 더 강한 유대 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안정된 여건 가운데서 성장한다고 볼 수 있다.

선교사 자녀들은 선교사들의 공동체를 통해 보다 더 성경적 세계관과 분명한 가치관을 가질 수 있따.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자르는데 있어서 선교사 자녀들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사역현장에서 살면서 성숙하고 실천적인 그리스도인의 철학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세계복음화의 과업을 위한 사역의 현장은 이들에게 복음적인 목표의식을 심어주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하겠다.

현지인과의 관계, 다른 선교사(자녀)와의 관계, 본국 교회와의 관계 등 선교사 가정이 경험하는 다양한 관계는 인격의 형성과 사회인으로서의 성장과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이것은 또한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일하는 사역자로서의 인격을 갖추는데 적합한 훈련이 될 것이다. 특별히 기숙사 생활을 하는 M.K.들의 경우에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함께 일하는 팀 정신을 함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교사 가문에서 자란 선교사인 허드슨 테일러 Ⅲ세(전 Overseas Missionary Fellowhsip 총재)와 2대째 남미 선교사인 윌리엄 테일러(World Evangelical Fellowship 선교분과위원장) 등을 비롯하여 많은 M.K. 출신 선교사들을 보면서 M.K.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2/3세계” 출신 선교사 자녀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예가 많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겠다.

2. 정체성의 위기(identity crisis)

위에 열거한 M.K.의 가능성은 어느 한 부분을 잃는 아픔을 겪으면서 얻어진 혜택이다. 그러므로 이 가능성에는 정반대의 어려움과 위기가 공존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가장 근원적인 정체성(identity)의 문제에서부터 어려움에 부딪힌다. 정체성의 문제는 종종 극한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여 선교사 자녀의 삶에 위기를 초래하기도 한다.

목회자 자녀들(P.K.)도 잦은 이사로 정서적인 혼란을 겪을 수 있지만, 선교사 자녀(M.K.)의 경우에는 동일 문화권이 아니라 타문화권으로 이동을 하기 때문에 훨씬 더 복잡하다.

선교지 입국 전 단계 훈련 시부터 계속되는 선교사 공동체의 영어 문화권, 선교지 문화권, 그리고 본국 문화권 사이를 오가며 그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속하지 않은 ‘제3의 문화권의 아이’(third culture kids)로서 독특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한다.

본국사역 등으로 본국과 선교지를 오가는가 하면, 부모와 교사 혹은 기숙사 보모, 본국의 친구와 현지인 친구 및 동료 M.K.들의 문화가 모두 다른 가운데 잦은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둔다면 극한적인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목회자 자녀들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특별히 부모들이 사역에 몰두하여 자녀들을 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흔히 자녀들의 내밀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깊이 이해하지 못하여 적절한 대처를 못할 수가 있다.

실제로 선교사 자녀들 가운데는 본국에 재적응하지 못하고 마음의 고향을 찾아 선교지로 돌아가서 그곳의 유흥가에서 방황하다가 타락하는 경우, 자녀가 결혼 적령기에 가까워질수록 현지인과의 결혼을 반대하는 부오와 갈등을 겪는 경우, 남모르는 방황 끝에 자살하는 경우 등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부모들이 너무나 바쁜 나머지 자녀들이 극한 상황에 다다를 때까지도 전혀 문제를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마음의 고향이 없다는 것은 선교사 자녀의 삶에 있어서 뿌리깊은 문제이다.

“나는 어느 곳에서도 고향을 느낄 수 없지만, 어느 곳에서나 조금씩 고향을 느낀다.”(I am not quite at home anywhere and somewhat at home everywhere.)는 펄벅의 고백에서 처럼 긍정적으로 승화시켜야 하는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2Esther Schubert, “Keeping Third-Culture Kids Emotionslly Healthy : “Depression And Suicide Among MKs”, Compendium of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West Brattleboro:ICMK, 1986). p.102.

정체성의 문제는 꼭 극한 위기 상황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녀교육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복잡하게 얽힌 요소들 가운데서 과연 어느 문화권의 사람으로 성장해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부터, 어떤 교육과정을 통해 본국 사회에 재적응하여 살아갈 것인가? 하는 실제적인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선교사 자녀들에게 있어서는 정체성의 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느 하나를 간단히 선택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본국과 선교지 그 어느 곳의 문화도 그들을 완벽하게 수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다중정체성(Multiple identity)을 인정하고 M.K.들의 문화권을 하나이 독특한 ‘제3의 문화권’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진로의 선택도 단순하게 한두 가지만 보고 결정할 것이 아니라, 그 여러 가지 여건을 전문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다음 개인의 상태에 맞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결국 그 방향은 획일적일 수가 없고 개인의 자질과 여건에 맞추어 결정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선택방안(options)을 확보하고,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안들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3. 한국선교사 자녀의 가능성과 위기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의 특성 중의 한가지는 단일문화권에서 오는 상대적인 폐쇄성이다. 이것은 많은 경우에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선교사 자녀교육 문제에 있어서는 하나의 큰 장애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일반 M.K. 교육에서 한국문화의 독특한 요소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이것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다. 기회라고 하는 것은, 단일 문화 속의 한국교회가 가지는 타문화 사역의 어려움이지만, 제2세대 선교사들의 활약을 내다볼 때 M.K.들은 한국교회의 축복된 자원이 아닐 수가 없다.

반면에 위기라고 하는 것은, 한국선교사 자녀들이 국제화와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할수록 한국문화에는 적응하기가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의 선교사 자녀를 위한 국제학교의 교과과정은 근본적으로 서구의 교육체제를 깊이 반영했으므로, 서구사회로 진입하는 과정으로는 적절한 것일지는 몰라도 입시를 위주로 하는 한국의 교육 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이 사실이다.

물론 한국에서 대학 진학하는 것을 포기하면 간단한 것 같지만, 이것은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한국교회의 자원으로 남는데는 실패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개인적으로 어느 곳에도 깊은 연고를 두지 못하는 불행을 의미한다.

능숙한 영어 구사에 약점을 가진 기성세대의 선교사들은 흔히 그 자녀들이 영어로 교육을 받고 국제화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다른 면을 보지 못하기가 쉽다.

그러나 진정으로 헌신된 선교사라면, 자녀의 외적 조건보다는 내적 행복을 더 가치있게 여기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나아가 자녀를 한국교회 공동의 귀중한 자원으로 여겨 이들이 선교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Ⅲ. 한국선교사 자녀(M.K.) 교육의 목표

한국선교사 자녀들이 처한 어려움들을 생각할 때, 과연 M.K.교육의 목표를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것인가가 이슈이다. 이것은 가치관의 문제이다. 선교사들도 일반 학부모들과 꼭같이 이 문제에 있어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기가 쉽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M.K.교육의 목표에는 영적, 사회적, 정서적인 면 등을 균형있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첫째, M.K.들이 근원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인적 자원임을 인식하고, 이들이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하는데 교육의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런 목표를 내세울 때 입시위주의 한국교육 현실에서 다소 불리하더라도 보다 큰 비전을 가지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M.K.들이 한국교회의 장래의 일군으로서 자라갈 수 있도록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심어주는데 교육의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역사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하며, 특별히 교회는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동시에 이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국제적인 감각을 갖춘 그리스도인으로서 선교적인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2/3세계의 선교 주역으로서 선교의 수준을 높이고 국제적으로 지도적인 위치에 서는 것과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이다.

넷째, 일관성있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M.K.들이 문화충격과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면서 성장하도록 전인적 보호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가 양성 등 보다 더 세밀한 투자가 요청되는 것이다.

위의 기본 목표들은 다소 상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목표들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M.K.교육의 어려움으로 지적된다. 또한 여러 목표를 동시에 추구할수록 균형있는 가치판단과 함께 일관된 목표의식이 있어야 하겠다.

Ⅳ. 한국선교사 자녀 교육 현실

한국선교사의 자녀교육 현실에 대한 조사는 개별 선교회 차원에서는 진행한 적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파악한 기회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다만 지난해에 세계복음주의협의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의 선교분과위원회에서 2/3세계 선교회와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을 때, 본 한국선교정보연구센터(KRIM)가 한국인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대행한 적이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도 1,645명(1989년 말 기준)의 전체 한국선교사들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표본이 너무 적고 설문 내용도 자세하지가 못하였다. 그 이유는 몇몇 선교회를 제외하고는 한국선교회의 현실이 선교사 자녀교육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거나 대책을 세워볼 여유와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었다.

설문조사 의뢰를 받은 6개 선교회 중에서 충실하게 응답한 4선교회는 대체로 규모와 역사 그리고 전문성 면에서 어느 정도 안정된 선교회들이었다.

이 4개 단체는 교단 소속으로 예장(합동)선교부와 예장(고신)선교부, 초교파 선교회로는 사단법인 한국해외선교회 성경번역선교부(GBT)와 아시아선교부(KOMF)로, 이 4개 단체의 총 선교사 숫자는 471명(214가정, 미혼여성 40명, 미혼남성 3명)인데 상호 중복된 숫자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약 400명 정도(190가정)로 추정할 수 있겠다.

이 4개 단체 소속 선교사들의 총수는 전체 한국선교사 24-29%의 비중을 차지하며, 이 설문조사가 미흡하나마 한국의 비교적 크고 안정된 선교회의 자녀교육 현황을 반영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위의 조사 결과는 한국선교사의 일반적 현실을 보여주기에는 미흡하지만, 규모와 전문성 면에서 다소 앞선 선교회들의 자녀교육 상황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는 참고자료는 될 수 있겠다.

1. 한국선교사 자녀(K.M.K.) 현황과 교육 현실

이 네 선교회의 선교사 자녀 총수는 450명으로 남자가 239명(53.1%)이고 여자는 211명(46.9%)이었다. 그리고 이 네 단체 소속 선교사 가정의 평균 자녀수는 2.1명이었다.

선교사 자녀 숫자를 연령별로 분석해보면, 5세에서 10세 사이가 191명(42.4%)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11세에서 15세가 82명(18.2%), 20세 이상이 60명(13.3%), 16세에서 19세 사이가 47명(10.4%), 3세에서 4세가 39명(8.6%), 2세 미만이 31명(6.8%)이었다.

현재의 5세에서 10세 사이의 자녀들이 숫적으로 가장 많은 상황을 참고로 할 때 이들이 중등학교에 진학할 시기에 접어드는 5년 후에는 지금보다 여건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5년을 한국선교사들의 자녀교육 문제를 해결해야할 중요한 시기로 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표1 참조)

설문조사 방법은 선교단체에 대한 설문과 소속 선교사들에 대한 설문 두가지로 나누어 진행하였다. 선교사들에 대해서는 각 선교회별로 4가정씩 모두 16가정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이 16가정은 타문화권 사역 경력에 있어서는 평균 6.1년, 자녀수는 평균 2.4명, 결혼 연수는 평균 10.3년이었다.

이 설문조사는 결과적으로 사역경험이 대체로 4년이 넘는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며, 이중 상당수는 본국사역으로 국내 체류 중인 선교사들이었다. (표2 참조)

16가정의 자녀 총수는 39명인데, 취학 현황을 살펴보면 초등학교 재학생이 20명으로 전체의 51.2%이며, 미취학이 14명으로 35.8%, 중등학교가 3명으로 7.6%, 대학 이상이 2명으로 5.1%였다. 이 39명 가운데 선교지에서 출생한 자녀는 12명인데 비율적으로는 30.7%가 선고지에서 태어난 M.K.인 셈이다.

그리고 선교지에서 첫 아이를 낳은 가정도 2가정이 있는데, 2가정 모두 사역 시작 2년 후에 첫 아이를 낳은 경우였다. (표3 참조)

일반적으로 선교사들이 자녀교육 방법을 선택할 때는 선교사 자녀(M.K.)들을 위한 학교(M.K.school), 일반 국제학교(international school), 현지학교(national school), 가정학습(home schooling) 등이 있었다.

한국선교사들의 자녀교육도 대개 이 범위 내에서 이루어 지는데, 각 학교 유형별로 얼마나 많은 한국선교사 자녀들이 취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체적으로 볼 때 한국선교사들은 서양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학교나 일반 국제학교에 자녀들을 보내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2. 한국선교사 자녀(M.K.) 교육의 문제점

가. 선교사 훈련 면

위의 4개 선교단체는 한국 선교회들 가운데는 대체적으로 선교사의 가정생활을 돕는 면에서도 선교사 훈련을 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에 응답한 4개 단체 중 2개 단체는 전가족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그 중 3개 단체는 선교사 자녀들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나름대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에 응한 16가정 중 9가정이 어떤 형태로든 선교지를 떠나기 전에 선교회를 통해 가정생활을 위한 훈련을 부부적으로 받았으며, 1가정은 개인적으로 가정생활을 위한 세미나에 참여했다고 답변하였다. 반면에 나머지 6가정은 선교지를 떠나기 전에 가족 전체를 위한 훈련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이 선교회들의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훈련의 요소를 자유롭게 기술하게 했을 때 선교학, 팀사역(인성훈련), 대인관계 훈련, 타문화 의사소통, 언어학/언어습득, 사역 오리엔테이션, 선교회의 재정원칙, 기술 훈련 등이 강조된 반면, 가정생활에 대해서는 특별히 강조하고 있지 않았다.

가정생활 중에서 부인의 역할을 위한 훈련에 대해서는 인식이 있는 반면, 선교지에서의 자녀교육에 대해서는 전문적 훈련이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선교회들은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떠나기 전과 안식년에 재입국했을 때 선교사 자녀들을 도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 선교회이 정책적인 면

위의 4단체는 선교사 자녀교육에 대한 정책 면에서 별다른 대책이 없거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히 선교사 숫자가 많고 역사가 오래된 선교회일수록 일관성있는 대책 없이 각 선교사들이 사정에 맞추어 결정하도록 하는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국제적인 선교단체와 협력하는 선교회의 경우 선교사 자녀 문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세미나 등을 통해 해결점을 찾아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 선교사의 가정생활 면

선교사의 생활에 있어서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주거환경(3/16가정)이나 경제면(생활비, 1/16가정) 등 외적인 조건에 있어서의 어려움보다는, 가족 간의 관계(7/16가정)에 있어서의 어려움이나 자녀교육 문제(16/16가정) 등이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가족 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호소한 가정이 5가정, 부부관계의 어려움을 경험한다고 대답한 가정이 3가정이었다.

응답한 16가정 중 16가정 모두가 한국선교사에게는 자녀교육이 객관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 14가정은 바로 자신이 그 문제에 어려움을 실제로 느끼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것은 우려한 바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선교사의 가정생활에 있어서 또다른 문제는 사역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데 있다. 16가정 중 12가정이 가족들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어려움과 관련되어 6가정이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는데, 이 선교사들은 대체로 본국의 지원시스텝이나 현지책임자(area director)제도 등이 전문화되어 있는 국제선교단체 소속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자녀교육을 포함한 가정생활의 어려움과 관련하여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가정도 9가정이나 있었다. 일부 선교회에서는 본부의 책임자가 선교지를 방문하는 기회를 이용하여 선교사들을 상담하는 등 도움을 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나,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 선교회들과 교회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군다나 전문상담가를 보내어 문제를 방지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 안식년의 문제

선교회들은 선교사의 안식년 시의 어려움으로 주택, 자녀교육, 선교지보다 높은 생활비, 환경의 변화(공해), 질병, 생활양식의 변화(바쁜 도시생활 가운데서의 소외감) 등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설문에서는 응답한 16가정 중 10가정이 안식년으로 귀국할 때 본국 문화에 재적응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선교지에 나가있는 동안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본국생활에 대해 재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적인 프로그램(re-entry program)을 갖춘 단체는 없었고 이제 준비하는 단계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O.M.S.의 에스도 슈베르트가 권유한 대로 선교사들이 안식년으로 귀국할 때 마다 가급적이면 한지역과 같은 교회를 중심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이 자녀들에게 마음의 고향을 심어주는 점에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3Esther Schubert, “Keeping Third-Culture Kids Emotionslly Healthy : Depression And Suicide Among MKs”, Compendium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West Brattleboro : ICMK, 1986). p. 101

그러나 한국선교사들은 본국에서도 너무나 바빠서 사실상 ‘안쉴년’을 보내고 있고, 자녀들을 위한 시간은 선교지에서 처럼 많이 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안식년을 차기 사역의 준비보다는 대부분 전기 사역의 홍보를 위해 보내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안식년을 맞아 귀국한 선교사 자녀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위기는 부모님에 대한 존경심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선교사 자녀들이 선교지에서 자라면서 자신의 부모가 본국교회에서는 존경받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식년으로 돌아올 때 자기 가정이 환대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막상 귀국했을 때 기대와 상상과는 달리 자신의 부모가 교회로부터 따뜻한 대접을 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불안정한 생활을 하게 될 때 자신의 부모를 부끄럽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M.K.에게 있어서는 가장 큰 충격일 것이다.

Ⅴ. 한국선교사 자녀교육의 과제

이상에서 다룬 한국선교사 자녀교육의 목표와 현실을 비교해 볼 때 우리의 당면한 과제가 분명히 드러난다. 이것은 어느 한쪽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부모, 선교회 그리고 교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1. 부모의 역할

모든 자녀는 부모에게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부모의 가치관과 삶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선교사 자녀라고 해서 이 점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따라서 당연히 선교사 자녀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임과 역할은 구 부모에게 있다. 선교사 자녀교육을 위한 노력이 열매를 맺을 수 있으려면 먼저 부모들이 최소한 다음과 같은 점에서 그 역할을 다해주어야 할 것이다.

첫째, 부모가 성경적인 가치관을 정립하고 자녀들에 대해 이로간성있는 기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자녀의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여기에는 하나님의 나라, 혹은 한국교회의 자원으로서의 자녀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세계를 품은 그리스도인(World Christian)의 삶을 살도록 돕고자 하는 목표의식의 있어야 하겠다.

둘째,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서 재고해야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자녀교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이 중대하다고 하더라도, 남편은 사역에만 전념하면 된다는 생각은 변화해야 할 것이다. 실제적으로 아버지들은 사역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하며, 자녀들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셋째, 자녀교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 보다 더 전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한국어, 한국문화, 한국역사 등에 대해서는 교사선교사들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어머니가 가정학습(home schooling)을 주도하면서 최대한 보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2. 선교회의 역할

선교사 자녀교육은 그 당사자인 부모들의 역할만으로 해결하기 곤란한 문제임은 이미 지적했다. 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조직적인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은 선교회 차원에서 가능하다고 하겠다.

첫째, 선교회들은 선교사들의 복잡한 여건에 최대한 부합하는 다양한 선택방안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적인 연구를 하고 과감한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선교사들의 자녀교육 실태에 대해 정확히 알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부모의 가정학습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으므로 교사 선교사를 훈련, 파송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크리스챤 교사 및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모집 노력이 필요하다.

M.K. 교육의 여러 가지 가능성 중에서 필릭 레닉스(Phlip M. Renicks)가 평가한 대로, 일반적으로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 학교(M.K. boarding school)가 가장 좋은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4Phlip M. Renicks, “One Missions’s Rationale For Sponsoring A School For MKs”, Compendium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West Brattleboro : ICMK, 1986). p. 268. 그러나 기숙사 생활을 하는 선교사 자녀들의 일반적인 어려움은 인격적인 사랑을 받는데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같은 문화권에서 온 교사 선교사나 기숙사보모가 있을 경우 이러한 어려움을 다소 해소하고 한국어, 한국문화와 한국역사를 가르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결국 필리핀의 페이쓰 아카데미(Faith Academy)같은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 학교(boarding school)에 한국인 학생들을 위한 전용 기숙사를 확보하고 이 기숙사에 보모를 파견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선교사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거나, 국제적인 선교사 자녀 학교(M.K. Boarding School)에 보낼 수 없는 경우를 위해서는 순회교사(itinerant teacher)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위해서는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Wycliffe Bible Translators)의 경우처럼 교육자료실을 확보해서 교사가 없는 기간에도 계속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대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넷째, 선교회들은 상담센터의 설립과 전문가 양성을 위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역의 모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Link Care Center가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곳은 12명의 상담 전문가(4-5명의 크리스천 심리학자들 포함)들이 선교사 가정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하여 M.K.를 위해서도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한해 이곳에서 일정 기간 체류하면서 선교지 출발전 훈련(pre-field training)이나 안식년을 위한 재입국 훈련(re-entry program)을 받으면서 도움을 받은 선교사는 185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담사역은 치료와 회복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선교사 가정에 다가올 사건이나 환경에 대해 준비시킨다는 점에서 예방적인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한국선교사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지만, 그 선교사들이 모두 사역의 열매를 맺도록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하겠다.

다섯째, 선교회들은 또한 한국의 독특한 입시제도에서 오는 고층을 완하하기 위해 교육제도 개선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현실적인 문제로서 선교사 자녀도 대학입학 시험에 외교관이나 종합상사 직원의 자녀에 상응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정부 청원을 하는 일 등을 여러 선교회들이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은 개별선교회들이 따로 하기에는 너무 큰 부담이 되고, 효과적이지도 못하기 떄문에 여러 선교회들이 협력하여 공동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모교회/ 후원교회의 역할

선교사 자녀교육에 있어서 모교회나 후원교회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교회는 선교사를 보내는 주체로서 그 선교사의 삶과 사역의 구체적인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사역을 뒷받침 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선교회에서 아무리 좋은 계획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지역교회의 지원 없이는 그러한 계획들을 수행할 수가 없다.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인적, 물적 자원은 교회를 통해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다음과 같은 실제적인 분야에서 선교사 자녀교육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교회는 교사 선교사(기숙사 보모 포함)를 발굴하고 후원하는 등의 인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교사 선교사의 배출을 격려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일반 선교사들과 마찬가지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후원하는 인식이 중요하다.

둘째, 교회는 선교사 자녀교육과 관련한 선교회의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재정적으로 후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의 선교를 내다보는 긴 안목을 가지고 투자하는 백년대계가 될 것이다.

셋째, 교사의 자녀교육 문제는, 교회가 선교사의 삶에 대해 구체적인 관심을 가지고 기도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특별히 안식년을 맞아 귀국하는 선교사들에게 교회는 여러 모로 격려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Ⅵ. 맺는말

한국선교사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안목이 더욱 필요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개인에게 맡겨둔 채 조직적인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분야들에 대해서 전체적인 안목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선교사 자녀교육의 문제는 한국교회가 계속해서 효과적인 선교를 하기 위해 꼭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이것은 개별 선교사의 사정에 맡겨둔 채 방치되어서는 안되며, 교회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므로써 풀어야 할 숙제이다.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온 이 문제를 해겷기 위해서 선교사, 선교회, 교회가 한국선교의 미래를 내다보면서 각각 그 역할을 다하여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참고문헌
  • Tetzel, Beth A. and Mortenson Patricia ed., Compendium of the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issionary Kids. West Brattleboro: ICMK. 1986.
  • Echerd, Pam & Arathoon, Alice, Planning For MK Nurture. Pasadena: William Carey Libray. 1987
  • Echerd, Pam & Arathoon, Alice, Understanding and Nurturing the Missionary Family. Pasadena: William Carey Library.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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