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易) 선교 (Reverse Missions): 전진 (advance)을 위한 ‘역 흐름’

현대선교 21 (Current Mission Trends): “선교 교육”. 발행 : 2018년 7월 16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163-186.

이천
이천 목사 (Rev. Chun Lee)는 캐나다에 있는 리젠트 신학대학원 (Regent College)에서 신학 (M.Div.)을 공부하였고 2004년 한국선교연구원 (KRIM)에서 사역을 시작하여 현재는 본부장 (managing director)으로 섬기고 있다. 2015-2016년에 미국 선교연구단체 OMSC (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에서 연구년을 보냈다.

미국 예일대학교의 저명한 기독교 역사학자 케네스 스콧 라투렛 (Kenneth Scott Latourette)의 저서 A History of Christianity의 1975년 개정판 하권 (volume 2)에는 미국세계선교센터 (US Center for World Mission)를 설립하고 이끌어온 랄프 윈터 (Ralph D. Winter)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윈터는 그 책의 마지막 장에서 라투렛이 다룬 기독교 역사 이후의 세계 기독교 역사를 서술하였다. The World Christian Movement 1950-1975: An Interpretive Essay라는 제목의 62장에서 윈터는 비(非)서구 교회의 성장과 함께 서구 교회의 침체를 주목하고 비서구 교회에서 서구권으로 선교사의 ‘역 흐름 (reverse flow)1’Ralph Winter, “The World Christian Movement 1950-1975: An Interpretive Essay”, in A History of Christianity: Reformation to the Present, revised edition Vol. II by Kenneth Scott Latourette (New York: Harper & Row, 1975), 1487.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환영할 만한 (welcomed)’ 현상으로 여기며 반겼다.2위의 글, 1487.

기독교는 라투렛이 명명한 ‘위대한 세기 (the Great Century)’와 20세기를 통과하면서 세계 모든 대륙에서 추종자를 배출한 명실상부한 세계종교로 발돋움했는데, 이러한 세계 기독교 (world Christianity)라는 현상의 배경에는 비서구 국가 교회의 놀라운 성장이 있었다.

남반구 (Global South) 또는 다수 세계 (majority world)로도 불리는 비서구 국가의 폭발적 교회 부흥은 세계 선교계는 물론 세계 교회도 주목하는 바가 되었다. 놀라운 부흥을 경험한 남반구의 젊은 교회들은 그들의 역동성을 다른 지역으로 전파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이러한 열정은 과거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었지만 이제는 세속화된 서구권으로의 선교사 파송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역(易) 선교 (reverse missions)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현상으로 발전하였다.

기독교권 (Christendom)으로 분류되었던 북반구 (Global North)의 교회들은 역 선교사들 (reverse missionaries)을 통해 남반구 교회의 역동성과 활력을 ‘수혈’ 받으며 선교와 선교사에 대한 그들의 기존의 개념을 수정하기 시작했고, 서구의 교회는 물론 서구 사회도 이러한 변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미국의 주류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는 2007년 6월 한 기사를 통해 유럽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 선교 현상을 소개하였다.3Kevin Sullivan, “Foreign Missionaries Find Fertile Ground in Europe”, The Washington Post, 2007년 6월 11일.

뉴욕 타임즈 (The New York Times)도 2004년 7월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세속화된 도시 뉴욕에서 사역하고 있는 역 선교사들의 이야기를 게재하였다.4Daniel J. Wakin, “New York, Prime Conversion Ground; Missionaries Reverse a Path Taken for Generations”, The New York Times, 2004년 7월 11일. 즉, 역 선교는 세계 기독교의 큰 변화 (transformation)의 시대에서 작지만 간과할 수 없는 움직임 (movement)이 된 것이다.

필자는 본 글을 통해 세계 선교계는 물론 세계 교회와 세계인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기 시작한 역 선교 현상의 배경과 동향을 소개하고 세계 선교와 세계 기독교에서 역 선교가 가지는 의의를 살펴 보도록 하겠다.

역선교의 배경

1. 서구 기독교의 쇠퇴와 세속화

38년간 인도에서의 선교 활동을 뒤로하고 영국으로 돌아온 레즐리 뉴비긴 (Lesslie Newbigin)의 눈에 비친 1970년대의 고국은 더 이상 기독교 국가가 아니었다. 20세기 두 번의 큰 전쟁을 겪으면서 유럽 교회들은 1910년 영국 에딘버러 (Edinburgh)에서 개최된 세계 선교사 대회 (World Missionary Conference)에서 품었던 세계 복음화에 대한 비전과 기대감 그리고 긴급성을 잃게 되었고5Todd M. Johnson and Cindy M. Wu, “Counting Christians”, Unfinished, No. 60, 2015년 가을 (Fall)호, 10. 기독교에서 멀어져 가는 자국의 사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2007년 미국의 선교연구 단체 OMSC (Overseas Ministries Study Center)는 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 7월호에서 유럽의 세속화를 특집 기사로 다루었다. 이 중 세계 기독교라는 현상을 대중에게 쉽게 알리는 저서를 쓴 필립 젠킨스 (Philip Jenkins)는 Godless Europe?을 통해 유럽과 서구 사회의 세속화 통계들을 소개했다.6Philip Jenkins, “Godless Europe?” International Bulletin of Missionary Research, Vol. 31, No. 3 (July 2007), 115-120.

젠킨스에 의하면, 프랑스에서 자신을 기독교인으로 여기는 이들의 비율이 51%로 감소했으며, 2004년 조사에서 영국인들의 44%만이 신의 존재를 인정했고 35%는 부인했으며, 독일인의 12%,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 국민들의 5%만이 정기적으로 교회에 출석하고 있고, 지난 50년 동안 독일 복음주의 교회 성도의 수가 절반이 줄었으며, 유럽 전역에서 천주교 신학교 학생수가 50-60년 전에 비해 90%가 줄었다고 한다.7위의 글, 115-120.

미국의 주류 언론 월 스트리트 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도 2015년 1월 기사를 통해 유럽 교회의 쇠락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의하면, 서부 유럽에서 기독교인의 수가 급감하여 교회가 폐쇄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사례가 수백 개에 이르는데, 덴마크에서는 매년 200개의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4년 이내에 700개의 개신교 교회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8Naftali Bendavid, “Europe’s Empty Churches Go on Sale”, The Wall Street Journal, 2015년 1월 2일.

영국 국교회 (The Church of England)의 최고 성직자 (캔터베리 대주교, Archbishop of Canterbury)였던 조지 캐리 (George Carey) 경은 2013년 영국 국교회에 청년 신도들이 급감하는 것을 주목하며 영국 국교회가 다음 세대에는 ‘소멸될 (extinct)’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9Steve Doughty, “Church ‘is on the brink of extinction’: Ex-Archbishop George Carey Warns of Christianity Crisis”, Daily Mail, 2013년 11월 18일.

미국도 세속화의 예외 지역이 아니다. 미국의 기독교 잡지 Christianity Today는 2010년 미국의 세속화를 다루는 기사 “The Leavers: Young Doubters Exit the Church”에서 미국의 젊은이들 가운데 종교가 없는 이들의 비율이 한 세대 동안 5-10%에서 30-40%로 증가하였다는 통계를 소개했다.10Drew Dyck, “The Leavers: Young Doubters Exit the Church”, Christianity Today 2010년 11월호.

미국의 저명한 시사 주간지 Time은 2012년 3월 특집 기사에서 “사람들의 삶을 바꾸고 있는 10가지 아이디어 (10 Ideas That Are Changing Your Life)” 중 하나로 ‘무종교인의 증가 (The Rise of the Nones)’를 선정하였다.11Amy Sullivan, “4. The Rise of the Nones”, Time, 2012년 3월 12일.

결국 미국 교회도 젊은이들의 교회 탈출과 교인의 고령화 추세를 돌려 놓지 않으면 유럽 교회처럼 쇠락의 길을 걷게 될 수 있다.12Bendavid, The Wall Street Journal.

이처럼 북미와 유럽의 세속화는 교회의 쇠락과 함께 진행되었다. 세속화와 기독교인의 감소는 양날의 칼이 되어 유럽과 북미의 교회에 깊은 상처를 입혔다. 특히 유럽의 교회는 생존을 걱정하는 시점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활기를 잃고 쇠퇴의 길을 가게 된 서구의 교회는 변화의 필요성을 감지하게 되었다.

기독교의 쇠락과 세속화를 경험한 서구 사회가 후기 기독교권 (Post-Christendom)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독교 문화와 전통 속에서 오랜 세월 동안 움츠려 있었던 무종교인과 무신론자들은 마침내 그들의 존재를 ‘담대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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