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선교적 성경 읽기

현대선교 24 (Current Mission Trends): “선교적 성경 읽기”. 발행 : 2020년 12월 30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5-7.

홍현철
동아시아 지역에서 16년 동안 선교사로 사역하였으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equiv.)와 Alliance Bible Seminary in Hong Kong에서 신학석사(Th.M.)를 거쳐 현재 Korean Global Leadership Institute를 통해 Malaysia Baptist The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학위 과정 중에 있다. 2020년 1월부터 한국선교연구원(kriM) 원장을 맡고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성경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각 사람마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려고 일정한 시간을 떼어서 읽어가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을 읽는다는 것이, 단순히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관의 변화도 요청되고, 삶의 실천의 영역까지 포함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성경읽기는 단순한 작업이 아닌 것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성경을 읽을 때 자신의 경험적 한계와 선입견, 전이해(前理解)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읽기 또한 쉽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성경을 해석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들이 사용되었는데, 역사적, 문법적 읽기가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성경 비평학도 사용되었습니다. 많은 학자들이 사본비평, 양식비평 등을 통해 성경 기록의 내력과 본문에 사용된 당시의 양식과 패턴, 그리고 당시 종교 생활의 양식을 탐구하여 본문의 역사성들을 재구성하려 했고, 많은 부분 성과가 있었지만 이러한 비평들은 성경 본문의 완벽한 역사적 과정과 실체를 재구성하는 합의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성경을 전체가 아닌 조각으로 보게 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이후 나타난 편집비평은 자료의 연결부분들(본문간의 이음새)의 연관성과 함께 편집 당시 상황을 반영하는 신학적 특성들을 찾아내었지만, 이전 관점의 한계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습니다.

이후, 브래바드 차일즈(Brevard Childs)는 오랫동안 성경비평학이 역사적인 비평에만 치중하여 ‘내용’과 ‘신학’에 노력을 쏟지 못함을 지적하였고, 정경 비평(canonical criticism)을 등장시켰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비평이라기보다는 역사 비평학에 대한 성찰적인 대응이었고, 신학적인 접근(approach)이었습니다.

정경적 접근은 성경해석에 있어 내용과 신학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하고, 성경을 조각이 아니라 최종 완성된 정경의 형태로 보고, 성경전체의 일관된 신학을 추구한다는 면에 있어, 성경 전체의 큰 이야기(거대 서사)를 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것입니다.

이번 「현대선교」 24호에서 다루는 선교적 해석학 또한 성경전체에 흐르는 일관된 내용과 신학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는 면에 있어 정경적 접근 방법과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성경 해석학에서의 역사적 비평의 성격보다는 해석의 관점이 제시된 신학적 읽기의 접근법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경 해석학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논의되었던 ‘부분과 전체’의 관계뿐만 아니라, ‘텍스트와 독자’의 역동성, 그리고 독자 반응(reader-response) 비평까지, 선교적 해석학은 성경 해석학에 비해서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러한 발전의 과정을 다루었기에 자칫 중심을 잡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선교학에서 오랫동안 논의되면서 자리를 잡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신학이 그 해석학의 방향에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신학은 성경전체에 흐르는 큰 이야기를 하나님의 선교라는 일관된 주제로 바라볼 수 있게 하였고,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 공동체인 교회의 본질을 다루는 선교적 교회론이 선교적 해석학에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면서, 선교적 해석학은 보냄 받은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해서 더 깊은 성찰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번 「현대선교」 24호에서는 선교적 해석학의 형성과 개념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발전과정과 이론을 상세하게 소개하는 최형근 박사의 글을 시작으로 성경 학자들과 선교적 해석학의 대화를 주도해 온 헌스버그(George Hunsberger)의 선교적 해석학에 관한 대표적인 글이 서인호 선교사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이어서 “선교적 해석학과 구약성경 내러티브의 읽기”가 조반석 박사에 의해, 신약에서는 “요한복음 선교적 읽기”가 권성찬 박사에 의해 소개되고 있는데, 이 글들은 성경 해석과 선교적 읽기의 균형이 잘 이루어진 글들로 주목할 만합니다.

특히 목회 현장과 선교 훈련 현장의 관점의 글들도 수록되었는데, 허성식 박사는 실제 목회 현장에서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회론의 테두리 안에서 선교적 해석의 예를 사도행전을 통해 소개하고 있으며, 김효찬 박사는 선교훈련의 영역에서 선교적 해석학을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고민과 공동체 중심의 선교철학이 담긴 글을 기고하였습니다.

끝으로 오늘날 최고의 선교 역사가이자 선교학자 중 한 사람으로 소개되는 앤드류 월스(Andrew Walls)를 소개한 박형진 박사의 글은 우리를 한층 더 넓은 차원에서 이 시대의 선교와 기독교 역사를 바라보게 하는 통찰력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대선교」 24호는 비록 선교적 성경읽기의 다양한 영역을 모두 다루지는 않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계속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오늘날의 한국 교회와 선교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보냄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공동체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관련 글(Relat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