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1-15장을 통해 살펴보는 선교적 교회의 특징들

현대선교 24 (Current Mission Trends): “선교적 성경 읽기”. 발행 : 2020년 12월 20일, 서울:GMF Press. 수록면 : 195-214.

허성식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M.Div.)를 졸업한 후에, 미국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석사학위(Th.M.)를 취득하였고, 동대학원에서 레슬리 뉴비긴의 선교적 논쟁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귀국 후, 장로회신학대학교와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고, 뉴비긴과 선교적 교회에 관한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최근 저작으로는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2018)에 실린 “기독교와 한국의 세계화: 글로컬한(Glocal) 선교적인 한국교회를 향하여”와 Converting Witness(Fortress Academic, 2019)에 실린 “Revisiting Newbigin’s Ambivalence toward Interreligious Dialogues: How Can We Reengage in Interreligious Dialogues in Asia” 등이 있다. 역서로는 『다원주의사회에서의 복음』(IVP, 1998 초판), 『증인으로의 부르심』(새물결플러스, 2016) 등이 있다. 현재 홍콩에서 이민목회를 하면서 목회자와 선교학자로서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다.

1. 들어가는 말

“선교적(missional) 교회”라는 말이 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벌써 20년이 넘어가고 있다. 북미에서 사용되기 시작해서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애용하는 단어가 되었다. 그런데, 이 용어는 신학자들 사이에서 사용될 때와 목회자들 사이에서 사용될 때 조금은 다른 뉘앙스를 가지는 것 같다.

이 용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신학자들은 대개 “선교적 교회 담론”을 주도했던 GOCN 그룹에 속한 신학자들이 용어를 선택적으로 사용했을 때 의도했던 그런 의미로 이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또한 이 그룹에 영향을 받은 목회자들도 대체적으로 동일한 의미로 이해하면서 사용하고 있다.1북미에서 시작된 The Gospel and Our Culture Network(GOCN)의 삼 년 연구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Missional Church: A Vision for the Sending of the Church in North America (1998)이다. 이 책에서 GOCN 학자들은 missional이라는 단어를 교회의 본질을 나타나는 단어로 선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이 단어는 missionary라는 단어와 차별되는 용어로 이해되고 사용되고 있다. 이 두 용어의 차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논문, “한국적인 통전적 교회론에 관한 소고”를 참조하기 바란다. 신옥수, 백충현 (편), 『춘계 이종성 박사의 통전적 교회론과 국가론』 (장신대출판부, 2020) 135-138.

하지만 최근에는 이 용어가 가지는 본래의 선택적 의미에 대한 이해 없이 사용하는 경우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런 경우 이 용어는 교회 개혁이나 교회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주는 상징적인 말로 쓰여지는 것 같다. 요사이 교회 개혁이나 미래 교회를 준비하는 포럼, 세미나, 특강 등의 주제들을 살펴보면 “선교적 교회”라는 말이 논의의 중심 주제로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교회에 대해 뭐 좀 얘기하려면 선교적 교회라는 말을 해야지 뭔가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선교적 교회라는 용어가 교회 개혁이나 교회 갱신에서부터 교회 개척, 교회 성장, 새로운 교회 운동 등에 이르기까지 교회에 대해 얘기할 때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요약하면, “선교적 교회”라는 용어는 현재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는 이 용어를 서구기독교회의 역사적인 컨텍스트(context) 속에서 선택적으로 사용했던 영미권 신학자들의 의도에 부합하게 사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건강한 교회, 좋은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이 교회 개혁과 갱신을 목적으로 이 용어를 특수한 역사적 맥락과 상관없이 보다 보편적인 교회론의 테두리 안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우선 전자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것은 어떤 특수한 역사적인 컨텍스트 속에서 논의하는 선교적 교회에 대한 담론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서구 역사 가운데 형성되었던 기독교 세계, 즉 “크리스텐덤”(Christendom) 시대 속의 서구교회가 크리스텐덤의 해체 이후, 즉 “포스트크리스텐덤”(post-Christendom) 시대로 진입하는 가운데, 교회의 본질이 과연 무엇인가 라는 서구교회의 고민 가운데서 어렵사리 얻어낸 답이 바로, “선교적 교회”라는 개념인 것이다.

이렇게 선교적 교회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서구 신학계에서는 크리스텐덤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크리스텐덤 형성에 관한 연구들,2이 주제에 대해서는 Alan Kreider의 연구를 참조하는 것이 유익하다. 그는 메노나이트 신학자로서 서구 크리스텐덤의 형성 과정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인 입장인데 그의 주장은 다음의 책에 잘 나타나 있다. Alan Kreider, The Change of Conversion and the Origin of Christendom (Trinity Press International, 1999). 그리고 크리스텐덤이 형성되기 이전의 초기 기독교회 모습을 찾으려는 연구도 많이 수행되고 있다. 또한, 선교적 교회 논의와 직접적으로 관련해서, 포스트크리스텐덤 시대를 맞이한 교회의 입장에서 크리스텐덤 자체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도 많이 발표되었다.3이 주제에 대해서는 Stuart Murray가 탁월한 연구를 하였다. Stuart Murray, Post-Christendom: Church and Mission in a Strange New World (Paternoster, 2004), Church after Christendom (Paternoster, 2004). 그리고 마지막으로 비서구권 지역에서 관찰되는 새로운 형태의 크리스텐덤의 출현을 주장하는 흥미로운 책들도 나오고 있다.4비서구권에서 새로운 유형의 크리스텐덤이 형성되고 등장하고 있다는 주장은 Philip Jenkins의 책 The Next Christendom: The Coming of Global Christianity (2002)가 나온 이후 계속적으로 여러 학자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신학자들이 왜 이리도 크리스텐덤이라는 주제에 대해 이렇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는 것일까? 아마도 현재 기독교의 문제들이 과거 교회의 유산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현재 교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 교회에 대한 바른 평가를 통해서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정립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성 때문일 것이다.

즉, 현재 교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 속의 교회를 살펴보는 가운데 “과연 교회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중에 “선교적 교회 담론”이 생겨났던 것이다. 이렇게 역사 속의 교회를 재평가하는 과정 속에서 선교적 교회 담론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질문은 크리스텐덤이 형성되기 이전의 초기 교회, 그리고 더 나아가 성경 속의 교회, 즉 신약 시대의 교회에 대해 묻게 된다.

그래서일까, 최근 들어서 “선교적 교회”에 관심을 가지는 신약 학자들 가운데 신약성경을 통해 살펴보는 선교적 교회에 관한 연구물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런 초기 교회 속에서 선교적 교회의 모습을 찾아보려는 것은 사실 어떤 특정한 시대나 지역에 제한되지 않는 보다 보편적인 선교적 교회가 무엇인지 알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 보다 보편적인 선교적 교회의 모습을 추구하고자 하는 최근의 시도들도 이런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서구기독교회에서 과거 크리스텐덤의 문제들을 극복하려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던 “선교적 교회 담론”이 이제는 서구기독교회를 넘어서 보다 보편적인 선교적 교회 담론으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한 결과물들이다.

본고 또한 어떤 특정한 역사적 컨텍스트 속에서의 선교적 교회론 연구라기보다는 오히려 보다 보편적인 선교적 교회의 모습을 찾으려는 연구로서, 사도행전 1장부터 15장 사이에 기록된 초기 기독교회를 통해서 선교적 교회의 특징들을 살펴보려 한다. 필자의 관심은 최초의 교회인 예루살렘교회가 오순절 성령 강림 때부터 이방인 선교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했던 예루살렘 회의 때까지 어떻게 선교적 교회로 변화되고 있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이런 변화를 통해 참된 선교적 교회의 특징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보여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교회를 이전까지 지배하고 있었던 어떤 틀, 세계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었다. 본고에서는 이렇게 기존의 패러다임을 변혁시키거나 전복시키는 과정 가운데 나타나는 선교적 교회의 일곱 가지 특징들을 예루살렘교회를 통해 주의 깊게 살펴보려 한다. 이런 특징들은 사도행전의 초기 교회뿐만 아니라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서 선교적 교회를 꿈꾸는 모든 교회들이 추구해야 하는 선교적 교회의 모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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