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출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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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주께로 제135호(2013년 1,2월호)
특집 제목: 시진핑 시대와 중국교회 전망
발행: 중국어문선교회

이우윤 I 중국을주께로 편집자문위원, CUM 선교연구소장,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1912년 산동성선교를 기점으로 시작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는 1980년대의 조선족선교 시대를 거쳐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족선교에 집중하였다. 한국교회가 파송한 2만여 명의 선교사 가운데 약 15-20%에 이르는 선교사들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을 만큼 중국선교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은 깊고 그 열정은 크다. 감사하게도 현재의 중국교회는 G2 라는 중국의 세계적 위상과 더불어 자립적 교회의 상징적 비율로 여겨져 복음화율 10%에 가깝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과 중국교회의 상황은 향후 주어진 10년 혹은 20년이 중국선교를 위해 주어진 마지막 기간이 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이제 우리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전략은 ‘어떻게 선교지에 들어가 사역을 진행할 것인가?’ 하는 단계에서 ‘중국에서의 선교 사역을 어떻게 잘 마무리하고 철수할 것인가?’ 하는 출구전략으로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러한 출구전략의 핵심을 다음과 같은 “필요(必要) – 요청(要請) – 청객(請客)” 모형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필요(必要)
출구전략에 있어서 가장 우선적인 것은 한국교회가 현재 중국교회의 필요를 파악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의 중국선교는 한국교회가 자체적으로 수립한 선교정책과 전략에 의해 수행되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중국 내에 현존하고 있는 중국교회의 진정한 필요가 무엇인지를 중국교회에게 물어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음의 것 가운데 현재 중국교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에게 묻지 않고는 알 수 없을 것이다.

  • 성경
  • 재정(돈)
  • 예배당 건물
  • 신학을 한 목회자
  • 주일학교 프로그램
  • 성경공부 교재
  • 선교훈련 프로그램

즉, 위에서 예를 든 여러 항목 중 중국교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국교회가 생각하는 것과 중국교회가 생각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만약 중국교회에게 꼭 필요한 것이 아닌 다른 필요를 채우고자 하는 선교전략을 세운다면 그것은, 한국교회가 적합한 출구전략이 되지 못할 것이다. 최근 중국 각지의 중국목회자와 성도,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중국의 크리스천 유학생들을 대상한 설문조사에서 중국교회는 중국교회의 필요에 대한 공통적인 인식을 일관성 있게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출구전략의 가장 우선적인 접근은 선교대상 지역의 현지교회에게 그 지역교회가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청(要請)
출구전략에서의 요청(要請)은 중국교회가 여러 가지 필요가운데 외국교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중국교회의 여러 가지 필요가운데 중국교회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것이 있고, 스스로 하지 못해 외국교회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한국교회는 중국선교에 대한 정책과 전략을 이러한 중국교회의 요청에 부합하여 수립하여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교회의 중국교회에 대한 출구전략은 매우 신중하게 수립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지 않거나 요청하지 않은 영역에 대한 사역을 한국교회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수행해 나간다는 것은 앞으로의 중국선교에는 득이 아니라 실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교회의 여러 가지 필요가운데 중국교회가 어떤 필요에 대해 외국교회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하는 것은 중국인들의 국민성, 중국교회의 자원 및 자존심 등과 관련된 예민한 문제일 수 있다. 특히 중국교회가 요청하지 않은 영역에 대해 한국교회가 선교정책과 전략을 수립한다는 것은 양국 교회 간의 관계 인식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한 태도가 요구된다. 즉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의 요청을 고려하지 않은 채 선교정책과 전략을 수립하여 사역을 수행한다는 것은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에 대해 주인으로서의 지배적 관계와 무례한 태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

청객(請客)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출구전략에 있어서 청객(淸客)은 ‘한국교회가 어떤 관계와 태도를 가지고 중국교회를 섬길 것인가?’ 하는 것이다. 중국교회는 현존하는 여러 가지 필요가운데 스스로 충당하지 못할 영역에 대해 외국교회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외국교회의 선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청객(淸客)의 함축적 의미는 ‘외국선교사는 중국교회가 요청한 손님(客)’이라는 것이다.

주인으로서 중국교회는 외국 선교사를 손님으로 요청하는 것이다. 이 분명한 사실에 근거하여 한국교회는 ‘중국교회는 주인이요 한국교회는 손님’이라는 주객(主客)의 관계를 분명히 인식하여야 한다. NGO 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다음과 같은 인식과 고백은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한국교회에게도 동일하게 필요한 것이다.

“5년 전 ‘모자 뜨기 캠페인’으로 모은 아기모자도 전달하고, 짓고 있는 보건소도 볼 겸 아프리카 말리의 두나 마을을 방문했을 때 일이다. 마을 예법에 따라 촌장님의 환영 인사말이 있었다. 촌장님은 우리를 ‘선의를 가지고 멀리서 온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우리는 선의를 받아들이겠으며, 마을의 남자들과 어른들도 힘을 모아 생명을 지키는 일에 힘쓰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이 번쩍이는 것을 느꼈다. 그렇다. 나는 손님이고 그 마을 사람들은 주인이다. 나의 역할은 한국인의 선의를 대신 전달하는 것이다. 도움을 주고받는 사람이 아닌 손님과 주인의 관계로 상황이 정리되자, 그 뒤로는 아프리카 사람들을 대할 때 나의 태도도 달라지고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는 후원사업과 물품, 그리고 많은 기술과 지원을 제공하는 나라가 됐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국가나 사람들을 대할 때 한 수 가르치겠다는 선생도 아니며, 나처럼 해봐라 하는 멘토도 아니다. 사진기를 들이미는 홍보단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우리는 어디까지나 선의를 가지고 온 손님이다. 주인은 그들이다.”

결국 ‘필요(必要)-요청(要請)-청객(請客)’이라고 하는 중국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출구전략의 모형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한국교회가 중국교회와 긴밀하게 협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출구전략의 핵심은 손님으로서의 한국교회가 주인으로서의 중국교회가 필요로 하고, 요청하고 있는 것을 선의를 가지고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을 주께로> 135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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