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역과 회복 – 자기이해와 관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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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주께로 제135호(2013년 1,2월호)
특집 제목: 시진핑 시대와 중국교회 전망
발행: 중국어문선교회

정인숙 | MCC (선교상담지원센터), 중국선교사

오해에서 비롯되는 관계의 어려움
선교사는 여러 번의 헌신을 통해 자신의 이기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여 선교지로 향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선교지의 사람들을 사랑하는 데도 불구하고 관계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마음에 큰 상처를 받고 좌절하기도 하고 사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선교지마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한 선교지에서 사역이 넓어지자 선임 선교사님이 몇 가정을 초청하여 협력사역을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기대가 컸지만 서로 이해하기 힘들어 부딪치게 되고, 아이들까지도 불편한 관계가 되었다. 서로 의지하고 도와야할 동역 관계가 깨어지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아마도 많은 선교사님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이외에도 선교지라는 특수한 상황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동역 관계뿐 아니라 부부 관계, 부모 자녀 관계에서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가장 사랑하고 사랑받아야 될 사람으로부터 배반당했다는 느낌이 들면 너무 힘들어 신체화 증상(somatizing syndrome, 身體化症候群: 신체화 증상은 수년에 걸쳐서 다앙한 신체 증상을 반복적으로 호소하지만 실제 내과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며 신체질환이 아닌 심리적 요인이나 갈등에 의하여 나타난 것으로 판단되는 증후군)까지 나타나게 되며 면역력도 저하되어 육체적인 고통도 뒤따르게 된다. 또한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 행동인데도 상대방에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해되지 않아 서로에게 아픔을 주기도 한다. 결국 사역을 잘하던 가정이 깨어지는 아픔을 겪기도 하고, 심리적인 거리감으로 냉담한 관계가 되기도 하며, 사역자끼리 충돌하여 사역지를 옮길 수밖에 없게 되기도 한다.

선교사를 위한 본부의 역할
KWMA(한국세계선교협의회) 통계에 의하면 2012년 1월 현재 한국선교사 23,300여 명이 파송되어 169개국에서 사역하고 있다. 선교사자녀까지 포함한다면 4만여 명의 사역자 가족이 선교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선교사역이 깊어지고 선교한 횟수가 늘어감에 따라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선교지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다. 파송단체와 한국교회에서는 선교사님과 자녀들을 돕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선교상담지원센터(MCC)에서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어나기 쉬운 문제들을 미리 예측하고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500여 명 이상의 선교사님에게 상담과 심리검사를 진행한다. 안식년 동안 한국에 나와 계신 선교사님들이 탈진이나 관계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상담과 강의, 미술치료 등을 통해 돕고 있다. 특히 가장 가까워야 할 부부관계와 부모자녀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경우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갈등만 깊어져 사역에 큰 영향을 미치며, 그 갈등이 가시처럼 서로 찔러 아픔과 상처는 더욱 깊어만 간다. 이러한 갈등의 원인을 이해하고 선교지에서 좀 더 행복한 사역과 삶을 위해 이 꼭지에서 앞으로 6회에 걸쳐 자기이해와 관계 회복, 미술치료, 디브리핑에 대해 논하게 될 것이다.

선교사 자기이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헌신적인 사랑을 가지고 선교지로 향한 선교사라고 해도 인간적인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보다도 먼저 자기이해가 필요하다.

첫째, 사람은 원래 불완전하고 미숙한 존재임을 인정하자. 사람은 연약한 육신과 끝없는 소유욕, 정욕, 이기심, 허영, 자기본위적 관점 등 부패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일수록 잘못된 기대감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이렇게 나도 상대방도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서로를 탓하기보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둘째,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감당해야 할 일들과 어려운 여건들 속에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기도 한다. 거기에 장래에 대한 불안과 힘겨움, 두려움, 외로움 등이 더해져 우울증에 시달리며 본의 아니게 예민하게 행동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서로를 부축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어릴 적 받았던 상처나 분노, 좌절, 억눌림 등이 열등감으로 작용하여 작은 일에도 민감하고, 다른 사람의 평판에 예민하여 과잉경계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방의 말을 오해하거나 확대 해석하여 피해의식에 사로잡히거나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게 과잉반응 하고 있다고 보면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져야한다. 그러한 성찰로 인해 병든 자아상은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사실을 볼 수 있게 되고 역기능적인 자기 행동의 변화를 시도할 수 있게 된다.

넷째, 의사소통이나 감정처리가 미숙한지 살핀다. 비난, 지적, 대들기, 말대꾸, 침묵시위, 분위기 폭력, 냉소, 경멸, 폭언, 폭행 등 공격적 반응으로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대신 창조적이고 화해적인 반응을 연습하도록 한다. 부정적인 대화의 패턴은 관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대를 이어가므로 끊도록 노력해야 한다.

병든 대화의 패턴
첫째, 상대방과 부딪치기 싫어서 무조건 상대방에게 맞춘다. 다툼은 없지만 친밀감보다는 불만만 생긴다. 둘째, 자신은 항상 옳기 때문에 모두 상대방 탓만 한다. 열등감 때문에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여 자신의 자존심을 세우려하므로 인격적 만남이 없다. 셋째, 항상 바른 말만 하고 상대방이 싫은 소리를 해도 화를 내지 않고 지적인 것으로 덮어서 감추려 한다. 감정을 다루는데 미숙하므로 정서적으로 다가가지 못한다. 넷째, 어떤 일에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논쟁을 두려워 회피하고, 피하면 문제가 없어진다고 생각한다.

이와 반대로 건강한 대화는 사실이나 정보전달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의견과 해석, 감정이나 느낌을 나눈다. 의견이 다를 경우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 느낌을 나눌 때 오히려 친밀감이 생긴다.

성격차이 이해하기
성격의 형성과정은 자신의 어린 시절 상처나 좌절경험, 부모의 양육태도, 유전 등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 내게 없는 부분이 상대방에게 있으면 처음에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만 같이 생활하면서는 그 다른 점 때문에 힘들어지기도 한다. 좋아하고 사랑했던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내 시각이 달라졌을 뿐이다. 특히 모든 것이 낯설고 친척이나 친구도 없어 의지할 곳이 없는 선교지에서는 더욱 예민해진다. 서로를 비난하게 되고 감정의 통제도 어려워 더욱 공격적으로 변하기 쉽다.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성격 유형별 장단점을 아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해를 위해 몇 가지 유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외향적인 사람 vs 내성적인 사람
삶을 활동적으로 살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경험하려는 적극적인 사람과 조용히 앉아 생각하고 분석하며 기다리는 내성적인 사람들이 있다. 침착하고 냉정하며 안정감을 주는 내성적인 사람에 매력을 느꼈다가도 느리고 수동적인 태도에 답답해할 수 있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매력적이고 열성적이고 사교적이지만 반대로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제 자랑하고 과장하며, 말부터 앞서고 참견하고 무례하고 위세를 부리는 사람으로 볼 수 있다. 내성적인 사람도 깊이 있고 신중한 좋은 점이 있는 반면 쌀쌀맞고 지나치게 속으로 삭히고 비협조적이고 속에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 vs 실용적인 사람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은 통찰력이 있고 아이디어가 풍부하지만 비현실적이고 추상적이며 이론만 알고 엉뚱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고, 실용적인 사람은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일처리를 하지만 완고하고 까다롭고 강박적이며 통찰력과 창의력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사고형의 사람 vs 감정형의 사람
사고형의 사람은 논리적이고 분석적이어서 일처리에 있어 객관적이며 설명이 간결하고 명료한 반면 냉정하고 비인간적이며 무관심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거칠고 따지는 것처럼 보일수도 있다. 반면에 감정형의 사람은 배려하는 마음과 인정이 많고 재치가 있지만 비합리적이며 신경질적이고, 모호하며 막연한 말과 책임에 대한 핑계만 둘러댄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계획적인 사람 vs 융통성이 있는 사람
계획적인 사람은 효율적인 일처리를 하고 추진력과 책임감이 있어 신뢰감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융통성이 없고 고집스러우며, 경직되고 지배하려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반면에 융통성 있는 사람은 여유롭고 문제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게으르고 우유부단하며 무책임하고 진지하지 못하고 산만하여 믿음이 안가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선교지에 쉽게 적응하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탐색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적응에 시간이 걸리고 조심스럽게 다가가지만 한 번 시작한 것은 끝까지 책임지고 마무리를 잘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장점은 극대화되고 갈등은 극복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면 장점은 극대화되고 갈등은 극복될 것이다. 사랑이라는 한자어도 마음(心)과 받는다(受)의 합성어로 서로 소통하며 상대를 자기 마음속에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바다에 파도가 늘 있듯이 삶 속에서도 문제는 늘 있는 것이다.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건강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며 성숙한 사람이고,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결핍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선교지에서 힘들고 어려워 좌절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 부름 받았을 때의 감격을 기억하며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가 없다면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나님이 부르셔서 이곳까지 왔다는 확신이 있을 때 어떤 어려움도 견디어낼 수 있기에 기도하며 성령님의 도우심을 의지하여야 한다. 또한 갈등관계에 있는 상대방도 나와 똑같이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선교지에 있음을 인정하고 긍휼의 마음을 품을 가질 때 파도처럼 삼킬 듯 몰려오던 갈등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어려움 속에서도 사역자와 그 자녀를 성숙하게 하시며 이루고자 하시는 사역도 하나님께서 이루실 것이다.

<중국을 주께로> 135호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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